오늘은 인천에서 수영 특강이 있는 날.
8시에 일어나서 준비해야지 하다가 아내가 깨워서 8시 40분에 늦은 기상.
부리나게 준비해서 출발.
거리가 멀어서 3시간전에 출발했다.
2시간동안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오후 4시 30분.
아내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아이가 커갈수록 아내는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몸은 천근만근 이었지만,
집에 들어서자마자 날 반긴 건 작은 손과 밝은 얼굴이었다.
"여보, 아기랑 가서 우유 좀 사다 줄래?"
아내 말에, 아이 옷을 입히고 준비를 했다.
아이는 옷을 다 입고 얼른 안으라고 했다.
아빠육아, 20개월 아기, 같이 육아하려고 노력하는 아빠
요즘은 '아빠 육아'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하지만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이와 외출하는 순간에는
여전히 책임감과 사랑이 동시에 몰려온다.
20개월 아기와 함께 마트에 간다는 건
계획보다 즉흥이고,
쇼핑보다 놀이가 된다.
"우유!" 하며 가리킨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카트로 향한다.
요즘엔 카트를 보면 바구니에 앉는다.
바구니에 얌전히 앉아서 작은 손으로 꼭 잡고 움직인다.
마트에 들어가서 한바퀴를 돌아보는데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킨다.
그 곳으로 향했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수조였다.
수조 안에 있는 물고기들이 보고싶었던 모양이다.
거기서 한동안 물고기들을 신기하듯 쳐다보고
우유코너로 향했다.
우유를 카트에 넣으니
"우유!" "우유!"하며 꼬옥 쥔다.
그리고는 아이가 좋아하는 마카로니 과자를,
아내가 먹고싶어 한 만두까지.
카트는 단촐했지만,
그 속엔 오늘 하루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부대찌개와 목욕 시간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기는 배가 고픈 듯
식탁에 앉아 밥을 기다렸다.
나는 아기 밥을 먹이는 틈틈이
아내와 함께 저녁 준비를 했다.
오늘의 메뉴는 부대찌개.
그 짭짤한 국물에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오랜만에 같이 밥 먹으니까 좋다.”
아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눈을 감았다.
식사가 끝난 후,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아기와의 목욕.
욕조에 물을 받고,
고래 인형과 바가지, 컵까지 모두 준비된 그 순간.
“푸쉬~”
입으로 물소리를 내며
장난감을 물속에 담그는 아이.
나는 그 옆에서 수건을 들고 기다리며
조용히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루 종일 바쁘고 피곤했지만,
아기와 마트에 다녀온 짧은 외출,
가족과 함께한 저녁 식사,
그리고 아이와의 목욕 시간.
그 모든 순간이 하나의 선물처럼 남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마트를 걷는 그 짧은 거리 속에서,
나는 오늘도 조금 더 ‘아빠’가 되어간다.
그리고 내일은,
비 오는 날 우산 속 세 식구의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려 한다.
🌱 매일 아빠로 자라는 중, 민초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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