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애빠

매일 수영하고 하루를 기록하는 애플 아빠의 블로그

🚌 세 번째 버스, 오늘은 조금 다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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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빠의 육아 노트

🚌 세 번째 버스, 오늘은 조금 다른 길

🚌 세 번째 버스, 오늘은 조금 다른 길

“오늘은 엄마 만나러 가는 날이야.”
말은 안 했지만, 아이는 알았던 것 같다.
버스를 타기 전부터 유난히 들뜬 눈빛.
오늘은 평소와 다른 방향, 다른 시간, 다른 이유로 떠난다.

아들과 내가 함께 버스를 탄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하다. 처음 가보는 길, 그리고 25분이라는 긴 거리.
엄마가 미용을 배우는 학원 근처까지, 우리는 그 길을 함께 달렸다.


👶 창밖을 바라보는 아들, 아들을 바라보는 나

창밖으로 지나가는 낯선 풍경들.
건널목, 분홍색 벚꽃, 굽이진 골목길, 그리고 이름 모를 상점들.
아이의 눈엔 모든 게 새롭고 반짝이는 듯 보인다.

아들은 창밖을 바라보고, 나는 그런 아들을 바라본다.
언젠가 말을 다 익히고, 문장을 만들게 되면 오늘을 기억할까?
버스에서 바라보던 그 장면들을, 마음속에 저장해 둘 수 있을까?


🤲 손을 잡은 그 순간, 시간을 붙잡다

버스가 커브를 돌 때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내 쪽으로 기울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조용히 손을 잡았다.
말이 필요 없었다.
그저 “괜찮아, 아빠 옆에 있어”라는 마음이 손끝에서 오갔다.

잠시 졸다가 깨어난 아이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나는 핸드폰 화면을 꺼두고, 창밖도 내려두고, 그 아이의 온도만 느꼈다.
그렇게 25분이 흘렀다.


💇 엄마를 만난 날, 기억될 그 여정

엄마를 만났을 때 아이는 두 팔을 벌려 달려갔다.
엄마는 손에 가위를 들고 있었고, 아이는 그 모습조차 반가운 듯 웃었다.
그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아들과 함께 ‘엄마를 향한 작은 여행’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아마 아이는 이 날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억한다. 이 25분의 여정이 얼마나 따뜻했는지를.


🌱 마무리, 그리고 다음 이야기

짧은 버스 여행이 끝나고도 마음은 여전히 그 안에 머물러 있었다.
아이와 함께한 이 작은 시간들이 쌓여, 언젠가 큰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나는 계속 적어가고 싶다.

다음에는, 아이와 처음 시장을 갔던 날의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그날도 잊을 수 없는, 우리만의 장면들이 가득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