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애빠

매일 수영하고 하루를 기록하는 애플 아빠의 블로그

5월 8일 어버이날, 나는 응급실 앞에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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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애빠 생각들

5월 8일 어버이날, 나는 응급실 앞에서 서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하루였지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퇴근 후, 한 통의 전화

평범했던 저녁이었어요.
퇴근전에 부모님도 뵙고 왔어요.
퇴근하고 23시가 되어갈 즈음 전화가 왔어요.

"엄마가 많이 아프다.
병원에 같이 좀 가줄 수 있겠니?"

낮에는 분명 괜찮아보이셨는데 갑자기 어지럽고 구토하신다는 말에
급히 차를 끌고 부모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어머니는 일어나지도 못하셨다

집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말씀도 못하시고 어쩔 줄 몰라 하셨죠.

결국 119를 불렀고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셨습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저는 차를 끌고
뒤따라 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응급실, 길고 조용한 기다림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00시가 되어갈 무렵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응급실로 들어가셨고 아버지는 대기실에 계셨습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 분이 어머니 귀걸이를 가지고 나오시면서
수액맞고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 검사를 하러가겠습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2시간이 훌쩍 지나가고있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뭘 할 수 있을까?"
"이대로 괜찮아지는 걸까?"

그저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수십 번씩 기도했을 뿐이죠.


의사의 말, 그리고 입원

응급의학과 의사는
현재 증상이 다소 완화되었고
추가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날이 밝는대로 신경과 선생님께 진료를 받는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지러움이 뇌졸중과 관련이 될 수 있어서 CT촬영도 진행하였는데
다행히 뇌졸중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면 이석증이 의심이 되는데
이 부분은 신경과 선생님이 전문이니 오늘 입원을 하고
날이 밝으면 신경과 선생님 진료를 받아보시는게 어떻겠냐 하셨습니다.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입원 수속을 하고 아버지가 보호자로 남으시고
저는 3시즈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버이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마음

5월 8일.
오늘은 어버이날이죠.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 카네이션도
  • 메시지도
  • 따뜻한 신사 한 끼도

그 어떤 것도 드리지 못한 하루.


그럼에도 함께 있었기에

그럼에도 오늘
나는 곁에 있었습니다.
119를 타는 부모님을 따라 병원에 가고
함께 기다리고, 마음 졸이고,
마지막엔 조용히 손을 잡았습니다.

오늘 내가 드린 건
작지만 묵직한 걱정의 눈빛함께 기다린 시간이었습니다.

그게 어쩌면
누군가에겐; 가장 진심 오란 어버이날의 선물이 아닐까,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엄마 빨리 나으세요

엄마,
오늘은 아무것도 못 했지만
당신 곁에 있었어요.

내일은 꼭
다시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어요.
다 나으시면
조금 늦은 어버이날 선물이라도 드릴게요.

오늘은 그저,
제 마음이 닿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