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한복판, 우리가 걸었던 농촌 테마파크의 기억
꽃이 피어 있었다.
아무런 약속도 없이,
그저 우리를 반기듯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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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내와 아이,
셋이서 농촌 테마파크에 다녀왔다.
이름만 들으면 정적인 풍경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봄의 생기가 가장 진하게 담겨 있었다.
손을 잡고, 꽃길을 걸었다
아내와 아이가 나란히 걷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말없이 걸을 뿐인데,
그 장면 하나가 오늘 하루를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아이의 노란 헬멧,
작은 운동화,
튀어나올 듯한 양말의 줄무늬까지.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봄꽃들 앞에서 잠시 멈춰
튤립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빨강, 노랑, 분홍…
색이 아니라 감정처럼 느껴졌다.
아이는 꽃길 옆 벤치에 앉아
어디론가를 응시했고,
그 표정 하나에도 하루치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조형물 앞에서 웃고, 뛰고, 바라보다
커다란 사과 앞에선
신기한 듯 손을 뻗었고,
캐릭터 조형물 앞에선 두 팔을 벌려 안아주려 했다.
걸음을 멈췄다 이어가고,
다시 멈춰 앉아 구경하던 모습은
우리 아이의 봄날 같았다.
“이 계절은,
아이의 발걸음만큼 천천히, 그리고 환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함께 걷는 길에는
늘 감정이 남는다.
사진은 순간을 담지만,
그날의 온도와 향기,
그리고 아이의 말 없는 기분은
내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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